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일상 생활 들여다보기

by somang9007 2025. 4. 10.

국제우주정거장(ISS)
국제우주정거장(ISS)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지구에서 약 400km 상공을 공전하는 인류 최대 규모의 우주 기지로, 미국의 NASA, 러시아의 Roscosmos, 유럽우주국 ESA, 일본 JAXA 등 여러 국가의 협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998년 첫 모듈이 발사된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발전해 왔으며, 오늘날에는 다양한 국적의 우주인들이 이곳에서 연구와 실험을 수행하며 장기간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험과 과학 외에도,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의 인간적인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ISS에서 실제로 우주인들이 보내는 하루의 루틴, 식사 및 수면, 위생 처리, 운동, 여가 활동 등 우리가 흔히 상상하기 어려운 '우주 생활'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겠습니다.

무중력 속에서의 하루 일과

우주에서의 하루는 지구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ISS는 시속 약 28,000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고 있으며, 하루에 지구를 약 16바퀴나 돕니다. 이는 우주인들이 하루에 16번의 일출과 일몰을 경험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런 환경 속에서도 우주인들의 일상은 철저히 지구 시간 기준으로 짜여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휴스턴 시간 기준으로 하루 일과가 구성되며, 오전 6시 30분에 기상하여, 저녁 9시경 취침하는 일정을 따릅니다. 기상 후에는 개인위생을 간단히 처리하고, 아침 식사를 한 후, 각자의 연구 계획과 작업 내용을 점검하는 미팅을 진행합니다. 이 회의는 지상 관제 센터와의 실시간 통신을 통해 이루어지며, 당일의 실험 목록, 장비 점검 스케줄, 외부 활동(EVA, 우주 유영)이 포함됩니다. 이후에는 본격적인 실험 활동이 시작됩니다. ISS에서는 식물 생장 실험, 단백질 결정화, 인체 생리 실험, 미세중력 상태에서의 물리 실험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 실험이 수행됩니다. 우주 유영이 있는 날은 특히 중요한 날입니다. 우주인은 수시간에 걸쳐 우주복을 착용하고, 정거장 외부로 나가 장비 수리, 부품 교체 등의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활동이며, 사전에 수차례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철저히 준비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ISS는 항상 기능을 유지하고, 최신 기술로 업그레이드되어 갑니다. 오후 일정에는 운동과 휴식이 포함됩니다. 무중력 환경에서는 근육과 뼈의 퇴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하루 2시간 이상의 운동은 필수입니다. 러닝머신, 자전거, 저항 트레이닝 장비를 사용하여 중력을 대체할 수 있는 형태로 운동이 진행됩니다. 운동 이후에는 저녁 식사, 일일 보고서 작성, 개인 시간 등으로 하루 일과가 마무리됩니다.

우주에서의 식사: 진공 포장과 맞춤형 메뉴

우주에서의 식사는 지구와 매우 다릅니다. 우선 중력이 없기 때문에 음식이 떠다니는 현상이 발생하여, 모든 음식은 진공 포장 또는 튜브 형태로 제공됩니다. 대부분의 식품은 동결건조(FD) 상태로 우주로 보내지며, 식사 직전에 정거장 내의 정제된 물을 주입해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재수화’ 과정을 거칩니다. 이 물은 ISS 내부에서 오줌과 땀 등을 정화시켜 재사용하는 폐쇄 순환 시스템을 통해 공급됩니다. 식사는 하루 3끼가 기본이며, 약 2000~3000kcal 정도의 영양이 우주인의 체력 유지와 건강 관리를 위해 제공됩니다. 특히 장기 체류 시에는 비타민 D, 철분, 칼슘 등 필수 영양소의 섭취가 중요하게 관리됩니다. NASA는 우주인의 선호도와 알레르기, 건강 상태에 따라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기도 하며, 이로 인해 메뉴는 국제적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미국식, 러시아식, 일본식, 유럽식 식단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우주인들은 어느 정도 고국의 음식에 가까운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메뉴로는 쇠고기 스튜, 닭고기 라이스, 해산물 파스타, 그리고 일본에서 개발된 우주식 라면 등이 있습니다. 튜브형 과일 퓌레, 냉동 건조 커피, 분말 우유 등도 포함되어 있으며, 간식으로는 쿠키, 견과류, 말린 과일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탄산음료나 생야채, 신선한 과일은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제한되어 있습니다. 탄산음료는 무중력에서 기체가 액체와 분리되지 않아 복통을 유발할 수 있고, 신선 식품은 보존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대비하여 다양한 신메뉴 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라면 회사나 프랑스의 셰프들이 협력하여 ‘미식 우주식’이 탄생하기도 했으며, 향후에는 ISS 내 소형 온실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를 먹는 시스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로 이미 상추, 무, 래디시 등의 실험 재배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바 있습니다.

위생, 수면, 여가: 인간적인 생활의 실현

우주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위생 관리입니다. 무중력에서는 물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샤워나 세면이 불가능합니다. 대신 물티슈, 젤 타입의 클렌징 제품, 드라이 샴푸 등을 이용해 몸을 닦습니다. 머리를 감을 때도 소량의 물을 머리카락에 바르고 샴푸와 함께 닦은 후 수건으로 닦아내는 방식이 사용됩니다. 세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속옷이나 티셔츠는 일정 기간 사용 후 폐기합니다. 이런 의류와 위생용품은 보급품으로 보충됩니다. 화장실 사용 역시 독특합니다. 우주 화장실은 진공 흡입 시스템으로 작동하며, 배설물을 빠르게 흡입하여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대소변은 분리되어 처리되며, 소변은 정수 장치를 통해 다시 식수로 사용됩니다. 이 정화 시스템은 물 공급이 어려운 우주 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입니다. 배설 시에는 벨트나 손잡이를 이용해 몸을 고정해야 하며, 모든 과정은 청결 유지와 냄새 방지를 위해 철저히 관리됩니다. 수면은 무중력 상태에서 더욱 특별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우주인은 각자의 개인 수면 공간(Sleep Station)에서 잠을 자며, 이 공간은 가로 약 1m, 세로 약 2m의 좁은 공간입니다. 우주인은 수면 백(침낭 형태)을 사용하여 벽에 고정한 상태로 잠을 자며, 그렇지 않으면 자는 도중에 몸이 공중을 떠다니게 됩니다. ISS 내부는 24시간 인공조명이 유지되기 때문에 수면을 위해 아이 마스크와 소음 차단 이어 플러그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중 여가 시간에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지구와의 영상 통화, 영화 감상 등을 할 수 있습니다. ISS에는 노트북과 저장된 영화, 게임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특히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우주인들에게 가장 큰 위로와 감동을 줍니다. 아름다운 오로라, 구름 위로 떠오르는 해, 야경으로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 등은 지구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합니다. 일부 우주인들은 개인 블로그나 SNS를 통해 이런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며, 전 세계 사람들과의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합니다.

 

ISS는 단순한 과학 실험실이 아니라, 인간이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생존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장입니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생활은 향후 달 기지, 화성 기지 건설에 있어 필수적인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화장실에서 수면까지, 인간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수많은 기술적, 심리적 접근이 결합되어 있으며, 이는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이 됩니다. 앞으로 민간 우주관광, 우주 식민지 시대가 도래하면, 지금의 ISS 생활 경험은 그 어떤 교과서보다 중요한 실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우주 생활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는 이미 그 문 앞에 서 있습니다.